어느 날, 출발에 대비하여 서랍 속의 물건들을 정리하다가 그녀는 무엇인가에 손가락을 찔렸다. 그것은 그녀의 결혼 꽃다발을 묶은 철사였다. 오렌지의 꽃봉오리는 먼지로 누렇게 바랬고, 은테를 두른 비단 리본은 가장자리가 풀어져 있었다. 엠마는 그것을 불 속에 집어던져 버렸다. 그것은 마른 짚보다 더 빨리 탔다. 이윽고 재 위에 빨간 덤불 같은 것이 되어 남더니 드디어 천천히 무너져내렸다. 그녀는 그것이 타는 것을 지켜보고있었다. 마분지로 된 조그만 열매들이 터지고 놋쇠 철사가 뒤틀리고 장식끈이 녹아버렸다. 종이 꽃잎은 오므라들어 난로판을따라 검은 나비처럼 흔들리더니 마침내 굴뚝 속으로 날아가버렸다.
삼월에 토트를 떠날 때 보바리 부인은 임신중이었다.
- P102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사이에 레옹은 한쪽발을 보바리 부인이 앉아 있는 의자의 받침살에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푸른색의 작은 비단 넥타이를 매고 있었는데 그것이 가두리 장식을 한 흰 삼베 칼라를 마치 프레즈 처럼 떠받쳐주고있었다. 그래서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얼굴의 밑부분이 옷깃 속에 묻히기도 하고 다시 살며시 드러나기도 했다. 샤를르와 약사가 잡담을 하고 있는 동안, 두 사람은 이런 식으로 바싹 붙어 앉아서 우연히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가 언제나 서로간의 공감이라는 불변의 중심으로 모이게 되는 그런 막연한 대화 속으로 접어들었다. 파리의 연극, 소설의 제목, 새로운 카드릴 춤, 그들이 알지 못하는 사교계, 그녀가 살았던 토트, 현재 그들이 있는 용빌 등, 두 사람은 만찬이 끝날 때까지 모든 것을 다 검토해 보았고 모든 것에 대해서 골고루 다 이야기했다.
- P1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