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르 편에서는 자기가 왜 즐겨 베르토를 찾아가곤 하는지를 구태여 알려고 하지 않았다. 설사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자기가 열을 올리는 까닭은 증세의 심각함이나 아니면 수입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고 치부했으리라. 그렇지만 그 농장을 찾아가는 일이 그의 생활의 따분한 일과 속에서 매력적인 예외가 된 것이 과연 그 때문일까? 그날이 되면 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부터 달음박질로 시작하여 말을 몰아세웠고 땅에 내려서면 풀에다가 신발을 문질러 닦고 들어가기 전에 검은 장갑을 꼈다. 마당에 들어서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든가 어깨로 밀면 빙그르 도는 사립문의 감촉을 느끼는 것이 즐거웠고 담 위에서 시간을 알리며 우는 수탉이나 마중 나오는 하인들이 기분좋게 느껴졌다. 그는 헛간과 마구간이 좋았다. 생명의 은인이라면서 그의 손바닥을 치며 손을 잡는 루오 영감이 좋았다. 말끔히 씻은 부엌 타일 위를 걷는 엠마 양의 작은 나막신이 좋았다. 신발 뒤축이 높아서 그녀의 키가 약간 더 커 보였다. 그녀가 앞에 서서 걸을 때면 나무로 된 구둣바닥이 얼른 들어올려졌다가 편상화의 가죽에 닿으면서 삑삑 하고 소리를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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