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도둑

내가 어렸을 때는 시간이 한 달 단위로 흘렀다. 보물섬이라는만화잡지가 창간된 후부터 그랬다. 한 달 내내 그 잡지가 집으로 배달되기를 기다렸다. 우체부가 두툼한 잡지를 건네주면 방에 틀어박혀 단숨에 읽어치우고는 또 한 달을 기다렸다. 인터넷은커녕 TV 신호도 잘 안 잡히는 시골에서는 잡지가 구원이었다. 시간은 무한정으로 남아도는 것이어서 그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 P25

"뭐라고?"
"무지요. 가난에 대한 무지, 부에 대한 무지요."
정답이다. 부자를 정말 부자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은 가난에대한 무지다. 예를 들어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재벌집 아들 김주원은 가난한 배우 길라임에게 천진한 얼굴로 이렇게 묻는다.
"이봐, 길라임씨, 혹시 가난한 사람들은 뭐 사고 싶은 게 있거나 하면 오랫동안 저축도 하고 마음도 졸이고, 뭐 그러는 거야?"
그가 타고 다니는 수입 컨버터블이나 고급 양복, 대저택이 아니라 이런 천진한 무지가 그를 정말 타고난 부자처럼 보이게 만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