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너는 좌우로 마구 방향을 바꾸며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하면 총탄을 피할 수 있다는 듯이 놈들은 날 못 잡아. 난 쿠키 영웅이니까.
그가 다시 뒤를 돌아보는 순간 하퍼가 방아쇠를 당겼다. 엘우드의 양팔이 크게 벌어졌다. 손을 쭉 뻗은 채로, 마치 긴 복도의 양쪽 벽이 얼마나 단단한지 시험해보려는 것 같았다. 그는 아주 오랫동안 그 복도를 달렸지만 끝이 어디인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휘청거리며 두걸음을 더 나아간 뒤 풀 속으로 쓰러졌다. 터너는 계속 뛰었다. 그는 엘우드가 소리를 질렀는지 아니, 애당초 소리를 내기는 했는지 나중에생각해보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는 계속 달리는 중이었고, 그의 머릿속에는 정신없이 피가 도는 느낌뿐이었다.
- P251

"아무 데나 앉으시면 돼요."
이 식당을 운영하는 체인이 현대적인 호텔 스타일로 인테리어를 꾸며놓았다. 얼룩을 쉽게 닦을 수 있는 초록색 플라스틱을 아주 많이 사용해서, 살짝 기울어진 텔레비전 세 대가 각각 다른 각도에서 똑같은 케이블 뉴스채널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이 나불거리는 뉴스는언제나 그렇듯이 나쁜 소식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스피커에서는1980년대의 팝송이 빽빽 울려 나왔다. 신시사이저 소리가 크게 도드라지는 연주 버전이었다. 그는 메뉴판을 살펴본 뒤 버거를 선택했다. 식당 이름(블론디스!)이 메뉴판 맨 앞에 통통한 황금색 글자로 쏟아지듯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에 이곳의 역사가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과거 리치먼드 호텔이던 이곳은 탤러해시의 상징 중 하나였으며, 웅장한 과거의 분위기를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내용이었다. 프런트 데스크 옆의 가게에서 엽서를 판다는 정보도 있었다.
조금만 덜 피곤했다면 그는 어렸을 때 들은 이야기에 이곳의 이름이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이곳 주방에서 모험소설을 줄겨 읽던 소년의 이야기. 하지만 그는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배가 고팠고 이 식당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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