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애들 중에 가족이 있는 녀석이 얼마나 되겠어? 아니, 애한테 신경 쓰는 가족이 얼마나 될 것 같아? 모두 너 같지 않아, 엘우드." 엘우드의 할머니가 주전부리들을 들고 면회를 오는 것이 터너는 부러웠다. 그래서 때로 질투심이 튀어나왔다. 지금처럼. 엘우드는 곁눈 가리개를 쓴 채 돌아다니고 있었다. 법이 있으니 시위를 하며 팻말을 흔드는 것은 가능했다. 많은 백인들을 설득한다면 법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탬파에 있을 때 터너는 좋은 셔츠에 넥타이를 맨 대학생들이 울워스에서 연좌 농성을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그는 일을 해야만살 수 있는데, 그들은 거기서 시위를 하고 있었다. 결국 그 시위가 성공해서 식당이 흑인에게도 음식을 팔기 시작했지만 터너는 어차피 돈이없어서 그 음식을 사 먹을 수 없었다. 법을 바꿀 수는 있지만, 사람들이서로를 대하는 태도는 바꿀 수 없다. 니클의 인종차별은 지독했다.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중 절반은 주말에 십중팔구 KKK처럼 옷을 차려입을 것이다. 그러나 터너가 보기에 사악함의 뿌리는 단순히 피부색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스펜서였다. 스펜서와 그리프였다. 아이들이 이런 곳에 오게 만든 그 모든 부모들, 사람들이 문제였다.
- P137

그는 기숙사 전체가 죽은 듯 잠잠해지는 자정 이후에 존재하지도 않는 상상속의 소리 때문에 화들짝 놀라서 깨어났다. 문턱에서 들리는 발소리, 천장을 후려치는 가죽 채찍 소리.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둠 속을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한 번 깨어나면 몇 시간씩 잠을 이루지 못하고 위태로운 생각을 하며 불안해하거나 기운이 빠져서 약해졌다. 그를 망가뜨린 것은 스펜서가 아니었다. 2호실에서 잠들어 있는 새로운 적이나 감독관도 아니었다. 그가 싸움을 그만두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소등 시간까지 무사히 하루를 보내기 위해 고개를 수그리고 조심스레 행동하면서 그는 자신이 이겼다고 스스로를 속였다. 자신이문제에 휘말리지 않고 잘 지내고 있으니, 니클에 한 방 먹인 셈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는 이미 망가진 상태였다. 킹 목사가 옥중 편지에서 말한 검둥이들처럼 변해버렸다. 오랫동안 억압당한 끝에 그냥 현실에 안주하며 멍해져서 그 현실을 자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침대로 여기고 잠드는 법을 터득한 검둥이.
- P196

"내가 미안하다. 엘." 할머니가 말했다.
"난 괜찮아요. 얼마 전에 탐험가가 됐어요." 그가 계속 고개를 숙인보상이었다. 이런 것이 바로 그들이 원하는 그림이었다.
여기서 나가는 방법은 네 가지였다. 그날 한밤중에 또 잠을 이루지못하고 괴로워하면서 엘우드는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니클을 없애는 것.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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