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당시의 사전이 단순히 ‘바꿔 말하기‘나 ‘빙빙 돌리기만 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기‘란 예컨대 모양(樣子)을 찾으면 ‘모습‘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모습을 찾으면 ‘상태‘라고 쓰여 있지요. 그래서 상태를 찾으면 ‘모양‘이라고 쓰여 있는 거예요. 그 밖에도 남자(男)를 찾으면 ‘여자가 아닌 폭‘, 여자(女)를 찾으면 ‘남자가 아닌 쪽‘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빙빙 돌리기만 하는 것‘이라고 불렀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기술이 아주 일반적이었지요, 사전이란 그런 것이어도 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아니었을까요. 이렇게 적당히 넘어가도 되는 건가, 하고 많이들 생각했지요."
그런 가운데 야마다는 종래의 바꿔 말하기‘나 ‘빙빙 돌리기‘ 를 하지 말자고 했다. 당시 구라모치 씨는 그런 생각에 크게 공감했다고 한다.
야마다 선생님이 ‘바꿔 말하기‘를 하지 않는 사전을 만들려고 한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이상으로 여기는 사전에 곧장 다가가려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단순한 ‘바꿔 말하기‘로는 의미의 본질에 다다를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사전은 어물쩍 둘러대는 것이고, 단순히 바꿔 말해도 된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요."
- P234
사고(事故) ② 그 일의 실시 실현을 방해하는 좋지 못한 사정,
『신메이카이 국어사전』 초판
"좋지 못한 사정." 사고의 또 한 가지 의미로서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시바타 다케시 선생은 야마다에게 직접 겐보에게 사고가 있어" 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나는 사고가 교통사고나 병 같은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건 거짓말이고 과장이라며 깜짝 놀랐지만, 야마다 선생은 사고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다른 의미가 있다고 했습니다. 확실히 메이지 시대의 용법에 있기는 합니다. ‘할 수없다‘, ‘지장이 있으니까‘라는 의미로 넣었다고 했습니다."
원래 현대어가 아니라 고전 전문가인 야마다에게 사고에는 오래된 용법으로 ‘좋지 못한 사정‘ 이라는 또 하나의 의미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했다. 바로 그랬기 때문에 『신메이카이 국어사전』을 편찬할 때까지의 복잡한 ‘사정‘을 사고라는말로 치환했다.
그러나 겐보가 이해하는 사고는 야마다의 사고와는 달랐다. 말 전문가인 두 사람의 편찬자는 한 단어의 ‘의미‘를 둘러싸고 엇갈린 것이다. - P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