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을 통해 경제 성장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할수는 없죠.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그런 식으로 성공한 나라는 없었습니다. 농업을 혁신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좁거든요. 50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는 단위 면적당 훨씬 더 많은 밀을 수확하죠. 하지만 밀 자체는 옛날에 먹던 그 밀과 다르지 않습니다. 반면 오늘날 우리가 보는 TV는 30년 전에 TV라고 부르던 것과 완전히 다른 물건이에요."
딘은 설명을 위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하는 한국과 1만4000달러에 머물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비교했다. "아르헨티나는 1920년대에 이탈리아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았던 나라입니다. 한국과는비교할 수도 없었고요.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다양한 요소가 개입해있겠지만 제조업을 택한 한국과 다른 길을, 특히 농업을 택한 아르헨티나의 발전 경로가 달라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거예요."
- P223

나를 포함해 환경 운동가들은 제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오랜 편견과 달리 제조업의 긍정적 영향은 부정적 영향을 훨씬 뛰어넘는다. 수파르티 같은 개발도상국 노동자가 만든 옷을 입을 때 우리가 느껴야 할 감정은 죄책감이 아니다.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환경 운동가와 언론은 H&M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가난한 국가에서 옷을 생산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고 비난하지만 그건 옳지 않다. 그런 비난을 멈춰야 한다.
마텔, 나이키, H&M 같은 회사들이 노동자의 근로 조건을 개선하지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압력을 넣음으로써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개발도상국에서 만들어 낸 저렴한 상품을 소비자가 구입하는 행위 자체를 악마화하지 말아야 한다.
- P226

작별을 앞두고 나는 수파르티의 사진을 한 장 찍어 간직하고 싶었다. 사진을 찍어도 좋으냐고 묻자 "어디서 찍을까요?" 라는 반문이 돌아왔다.
우리는 수파르티의 집에서 대화하고 있었으므로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택해 보라고 했다. 수파르티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재봉틀옆에 섰다. 재봉틀 위에는 액자에 넣은 가족사진과 친구들 사진, 플라스틱 조화, 작은 장난감 전자 기타가 놓여 있었다.
나는 셔터를 눌렀다. 사진 속 수파르티는 왼손을 출퇴근할 때 타는 오토바이 헬멧 위에 올리고 있었다. 뒤로는 무슬림이 기도할 때 까는 양탄자가 걸려 있었다. 수파르티는 자부심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 P228

"그린피스의 활동에 장단을 맞추며 목청을 높이는 나라들이 있었지만 그 나라들 스스로가 포경업을 막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던 것은 아니었다. "포경에 반대하는 입장을 강경하게 내세우는 것은 자국의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울 수 있는 아주 손쉬운 방법으로 여겨졌다. 포경업과무관한 국가들이 실질적 비용 투입 없이 환경주의를 들이밀었다."
사회가 점점 더 풍요로워짐에 따라 고래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에대한 수요가 늘어났고 그 수요가 고래를 살렸다. 사람들이 고래를 살린것은 더는 고래를 물건의 재료로 원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풍부하고, 저렴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대안을 찾았으니 말이다.
- P241

시장은 주기적으로 특정 1차 에너지원에서 다른 1차 에너지원으로이행했다. 적어도 전 세계적으로 볼 때 그러한 이행은 특정 1차 에너지원이 고갈되기 훨씬 전에 일어났다. 
드레이크가 유전을 개발할 때 투자자들이 달라붙었던 것처럼 특정에너지가 희소해지면 대안을 찾는 경향이 커지기는 한다. 하지만 많은경우 에너지 전환은 경제 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벌어진다. 가령 조명, 교통, 난방, 산업 등에서 발생한 수요를감당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매스 대신 화석 연료를, 그리고 석탄 대신 석유나 가스를 써야 했던 것이다.
고래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펜실베이니아 유전이 개발되고 석유를 등유로 정제하는 기술이 발전하기 전까지는 돼지기름과 에탄올이고래기름의 대체제로 여겨졌다. 석유가 생물에서 추출하는 그런 바이오연료와 벌인 경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양이 풍부할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대단히 높았기 때문이다.
전체 에너지 수요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1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석유나 천연가스로 대체되기 시작했을 때 "석탄의 매장랑은 무한대에 가깝다고 볼 수 있었는데"도 그랬다. 에너지 전환은 마르케티가 예견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에너지 밀도가 낮고 탄소 밀도가 높은 연료에서 에너지 밀도와 수소 밀도가 높은 연료 쪽으로 움직여 온 것이다. 석탄은 나무보다 에너지 밀도가 2배 높고, 석유는 액체 형태로 전환 가능한 천연가스와 마찬가지로석탄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다.
화학적 관점에서 보면 이해하기 쉽다. 석탄은 대략 수소 원자 하나당 탄소 원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반면 석유는 탄소 원자 하나당 2개의 수소 원자를 갖고 있다. 천연가스 또는 천연가스의 주요 구성물인 메탄은 탄소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가 4개다. 그래서 화학식이 CH4다.
- P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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