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육 과학자 R. A. 로리(R. A. Lawrie)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소비자들이 고기의 질을 판정할때 으뜸으로 꼽는 기준은 질감과 연한 정도이다. 사람들은 빛깔과 향을 포기하고서라도 연한 고기를 선택하는 것 같다. 식육 과학의 핵심 목표는 연한 고기를 생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인데, 사육 방법, 도살방법, 저장 방법, 조리 방법 모두가 고기를 연하게 하는 데 나름의 역할을 한다. 불에 익히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요리 역사가 마이클 시먼스에따르면, 역사상 요리사의 주된 목표는 한결같이 음식을 연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핵심은 요리사가 인간이라는 기계의 작용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 P99

 이처럼 음식 조리법이 향상된 것은 200만년에 걸친 진화 기간 동안 인류의 뇌 크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는지 모른다. 다른 어느 종도 뇌의 크기가 이처럼 급속하게,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쳐 증가한 경우는 없다. 찰스 다원은 불로 하는 요리를 "언어를 제외하면 아마도 인간이 이룩한 가장 위대한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이때 그가 생각한 것은 단지 우리가 먹는 음식의 질이 개선됐다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음식의 질이 개선됨으로써 뇌 용량의 증가가 가능했다는 사실은 더욱 더 큰 의미를 갖는다.
‘불로 요리하기‘의 발견이 위대한 것은 단지 우리가 더 나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되었거나 그 덕분에 우리가 육체적으로 오늘날과 같은 인류가 될 수 있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불로 요리하기‘는 그보다 훨씬 더 중대한 일을 했다. 우리가 독보적으로 큰 뇌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부실한 육체에 빛나는 정신력을 부여해 준 것이다.

이 같은 사회 구조에 대한 형질 인류학의 전통적인 설명은 본질적으로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이 제안한 것과 동일하다. 즉 고기가 인류의 식사에서 중요한 부분이 되었을 때, 여성은 남성보다 이를 구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따라서 잉여분이 있는 남성이 여성에게 조금나눠 주고, 여성은 선물을 고맙게 여겨 식물성 식량을 채집해 나눠 줌으로써 보답했을 것이다. 그 결과는 초기 가구의 출현이었다. 이에 대해 형질 인류학자 셔우드 워시번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남자들은 사냥하고 여자들은 채집하여 그 결과물을 서로 공유하고아이들에게도 주었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 그리고 그 자녀들 사이에나누고 공유하는 것이 습관처럼 반복되면서 인류의 가정의 기초가탄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인간의 가정은 사냥의 혜택을 주고받은 결과로 생겨났다. 어머니와 자식으로 이루어진 원숭이나 유인원의 사회 집단에 남성이 추가된 것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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