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슬픈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고 나서 매그위치 곁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나는 앞으로 그가 살아있는 동안 내가 있을 자리는 바로 그곳이라고 느꼈다.
왜냐하면 이제 그에 대한 나의 모든 혐오감은 완전히 녹아 없어졌으며, 내 손을 꼭 쥐고 있는, 쫓기고 부상당하고 족쇄에 묶인 이 사람에게서 나는 오직, 내 은인이 되고자 했던 사람, 그리고 나에 대한 깊은 애정과 감사와 관대함의 감정을 기나긴 세월동안 조금도 변함없이 간직해 온, 그런 사람의 모습만을 보았기때문이다. 그에게서 나는 오직, 조에게 배은망덕하게 행동했던 나 자신보다 훨씬 훌륭한 인간의 모습만을 발견했던 것이다.
- P355

정말이지 조의 자상한 보살핌은 그때그때의 내 필요에 너무나 홀륭하게 잘 부합해 주었으므로 나는 그의 손 안에 놓인 어린아이와 같았다. 그는 예전처럼 친밀하고 솔직 단순한 태도로,
그리고 드러내지 않고 보호해 주는 태도로 내 곁에 앉아서 내게 이야기를 해 주곤 했다. 그래서 나는 고향 집의 낡은 부엌에서 지내던 그 시절 이후의 내 모든 삶이 지나간 내 열병의 정신이상증세의 하나였다는 믿음에 거의 빠져 들곤 했다.  - P393

다음 날 아침 나는 더욱 튼튼하고 상쾌해진 기분으로 침대에서 일어났으며, 지체 없이 조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할 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아침 식사 전에 그에게 이야기하리라.
일단, 즉시 옷을 입고 그의 방으로 가서 그를 놀라게 하리라. 왜냐하면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일찍 일어났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방으로 갔다. 그는 방에 없었다. 방에 없는 것은 조만이 아니었다. 그의 짐 상자 역시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침 식탁이 있는 곳으로 급히 달려갔다. 그리고 식탁위에 편지 한 장이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편지의 짤막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서 난 이제 떠난다. 사랑하는 핍, 네가 다시 건강해졌고 내가 없이도 더 잘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추신, 언제나 최고의 친구.

편지 안에는 내가 체포당했던 원인인 빚과 그 소송 비용을 지불한 영수증이 동봉되어 있었다.  - P402

나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폐허의 장소에서 걸어 나갔다. 오래전 내가 대장간을 처음 떠났을 때 아침 안개가 걷혔던 것과 똑같이, 그렇게 저녁 안개가 그 순간 대지 위에서 걷히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개 밑으로 넓게 펼쳐져 나타난, 고요한 달빛 속의 그 모든 풍경 속에서 나는 그녀와의 또 다른 이별의 그림자를 전혀 보지 못했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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