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뿐만 아니라 기린을 잡은 사람은 고기를 남들에게 나눠줘야하므로, 영리한 사람이라면 집 안에 틀어박혀 공익 정신이 강한누군가가 베이컨을 나눠준다는 희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짐승이 클수록 잡은 사람이 차지하는 비율은 적어지는데도 하드자족은 거의 전부를 이웃에게 나눠줘버릴 큰 짐승의사냥에 집착하는 것이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너그러운 자선가가 되게 하는가?
호크스의 공동 연구자인 닉 블러던존스 Nick Blurton-Jones의 개념을 빌리자면, 그녀는 음식나누기를 일종의 <공인된 도둑질>이라고 믿고 있다. 기린을 잡은 사람이 먼저 자기가 가져갈 수 있는 최대량만큼 고기를 베어내고 나면, 그에게는 다른 사람이 고기를 가져가는 것을 막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고기를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것은 짓궂은 심술일 뿐이다. 음식나누기가 인류의 진화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의 기원은 짐승 세계에서도 관찰되는 공인된 도둑질이라는 이 생각... - P157

이와 마찬가지로 사냥을 잘 하는 하드자족 남성은 적지 않은 사회적 보상을 받는다. 훌륭한 사냥 능력은 다른 남성들의 부러움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여성들의 존경을 가져다 준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훌륭한 사냥꾼은 더 많은 혼외 관계를 갖는다. 이것은하드자족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에이크족이나 야노마모족 그리고 남아메리카의 다른 종족들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아주 보편적 현상이며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인간이 덩치 큰 짐승 사냥에 집착하는 이유에 관한 열쇠가 여기에 있는 것 같다. 포획률이 더 높은 작은 짐승을 포기하고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큰 짐승을 쫓아다니는 것이 전세계 인간 남성의 뚜렷한 공통점이다. 사냥꾼의 입장에 서서 이 문제를 검토해보자. 뿔닭 한 마리를 잡으면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먹는다. 작은영양 한 마리를 잡으면 일부를 떼어 과거에 빚을 진 적이 있는 이웃에게 나눠준다. 그러나 기린을 잡으면 고기가 너무 많기 때문에 좋은 부위를 떼어 이웃집 여자에게 몰래 건넨다 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 P159

트로브리안드의 감자 사건에 관한 말리노프스키의 기록은 인간사회의 선물을 둘러싸고 있는 전혀 이타주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를 잘 포착하고 있다. 또다른 기록에서 그는 해안 지대의 어업 마을과 내륙의 감자 재배 마을의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 어촌 사람들은 진주잡이를 시작했는데, 곧 그것이 고소득을 보장해 준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진주만 채집해도 감자와 생선을 충분히 살 수있었다. 그러나 내륙 마을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계속 감자를 선물야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어촌 사람들은 감자 재배 마을에 보낼 생선을 잡기 위해 진주잡이를 포기해야 했다. 선물은 이처럼 의무를 창출하기 때문에 하나의 무기가 된다. 그러나 선물은 의무감이 전제되었을 때에만 무기가 될 수 있다.
선물 주고받기와 경쟁적인 호의가 우리의 본능 이전에 존재했던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이미 존재하는 본능, 즉 호의에 대한 존경과 함께 나누지 않으려는 자에 대한 경멸의 본능을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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