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 찬양을 읽어보고 싶은데. 괜찮겠니?"
"물론이죠. 아빠." 아이는 기쁨에 사로잡혀 대답했다. 그러고는 벌떡 일어나 뛰어 나갔다. "잘못된 게 있으면, 고쳐줘야 해요."
잠시 후 폰치토가 돌아왔다. 리고베르토 씨는 점점 속이 불쾌하고 거북해졌다. 위스키를 너무 많이 마셨나? 아니다. 그건 터무니없는 생각이었다. 그렇디면 관자놀이의 압박은 그가 곧 몸져누울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는 것일까? 사무실에는 감기에걸린 사람이 몇 있었다. 아니, 그건 아니었다. 그렇다면 무엇일까. 그는 자기가 젊었을 때 큰 감동을 받았던 파우스트의 말을 떠올렸다. ‘나는 불가능한 것을 소망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그는 이 말이 평생의 문구가 되기를 바랐었다. 비록 비밀리에 이루졌지만, 그는 어느 정도 자기가 그 이상에 도달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왜 지금 발밑에서 땅이 갈라지는 듯한 괴롭고 비참한 예감이 그를 엄습하는 것일까? 도대체 어떤 종류의 위험이 그를 위협하는 것일까? 어떻게, 어디서 위협하는 것일까? 그는 생각했다. ‘루크레시아가 "아주 근사한 오르가슴을 느꼈어" 라고 말하는 걸 폰치토가 들었다는 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러자 갑작스러운 폭소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에는 어떤 기쁨도 스며 있지 않았다. 그는 괴로운 듯 인상을썼고, 그 표정은 에로 소설로 가득한 책장의 유리에 비쳤다. 그곳에 알폰소가 있었다. 그는 손에 공책을 들고 있었다. 아이는 아무 말 없이 공책을 내밀면서, 루크레시아가 말하듯 너무나 해맑고 순수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더럽다고 느끼게 만드는‘ 푸른 시선으로 아버지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리고베르도 씨는 안경을 쓰고 마루에 놓인 긴 스탠드를 켰다.
- P203

"너를 위해 그런 거야, 후스티타." 아이가 부드럽고 다정하게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 엄마를 위해서 그런 게 아니야.
새엄마가 이 집을 떠나도록, 그래서 아빠와 나와 너만이 이 집에 남아 있게 하기 위해 그렇게 한 거야. 이건 내가 널...."
후스티니아나는 갑자기 아이의 입이 그녀의 입에 밀착되는걸 느꼈다.
"맙소사. 하느님 맙소사." 그녀는 급히 아이를 밀치고 뿌리치면서 아이의 팔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손으로 입을 닦고 성호를 그으면서 성큼성큼 길어 방에서 나왔다.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으면, 분노를 이기지 못해 심장이 폭발할 것만 같았다.
"맙소사, 맙소사."
방에서 나와 복도에 서자, 그녀는 폰지토가 다시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를 들었다. 빈정대는 웃음도 아니었고, 그녀의 빨개진 뺨과 솟구쳐 흐르는 분노를 놀리는 웃음도 아니었다. 마치 더할나위 없이 즐거운 장난을 하는 것처럼 진정한 기쁨으로 가득한 웃음이었다. 생기 있고 또렷하며 건강하고 어린애 같은 그의 미소는 세면대의 물소리를 지워버리고, 마치 온 밤을 가득 채우고,
있는, 리마의 충충한 하늘에 모습을 드러낸 별들을 향해 솟아오를 것 같았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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