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이제 좀더 침착해져서 울음을 멈추고 다정스럽게 나를 바라보았다.
"이 일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바르기타스?" 그녀가 슬픈 기색이 밴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나한테 싫증이 나기전까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일 년? 이 년? 삼 년? 이삼 년뒤에 네가 나를 버리고 떠나면 난 처음부터 모든 걸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그게 공평하다고 생각해?"
"대사관에서 그걸 인정해줄까요?" 내가 물러서지 않고 다시물었다. "만일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그것들이 유효하다고 인정해준다면 페루에서도 유효한 것으로 인정받기가 쉬울 겁니다.
난 외무부에 우리를 도와줄 친구가 있나 알아보겠어요."
그녀는 내가 들이게 될 온갖 수고에 미안해하면서도 동시에 깊이 감동한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만일 네가 오 년 동안 다른 누구에게도 눈 돌리지 않고 나만 사랑하면서 같이 살겠다고 맹세한다면 좋아." 그녀가 말했다.
"오년 동안 행복할 수 있다면 난 이 완전히 미친 짓을 해보겠어."
- P163
"처음부터 끝까지 조마조마해 못 견디겠어." 훌리아가 내 손을 꼭 쥐면서 속삭였다. "권총을 뽑아 들고 은행을 터는 중인데어느 때라도 경찰이 들이닥질 것 같은 그런 기분 같지 않아?"
택시 운전사는 십 분 넘게(그 시간이 우리에게는 십 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밖으로 나가 있었지만 마침내 양손에 술병을 하나씩 움켜쥐고 돌아왔다. 이제 의식이 계속될 수가 있었다. 증인이 서명하고 나자 읍장은 훌리아와 내게도 서명을 하게 했다. 그러고는 민법전을 펼쳐 들고 촛불 가까이 바짝 갖다 대더니 기록부에 글자를 적어넣었을 때처럼 천천히 남편과 아내의 권리와 의무에 관련된 조항을 읽어주었다. 드디어 그가 우리에게 결혼증명서를 내주면서 우리가 남편과 아내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