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이미 그의 옆으로 다가와 있었다. 그는 자기 위로 몸을 굽히고 있는 얼굴들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이려고 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그는 자기를 간질이고 찌르고 비집는 손가락들을 느끼고서 이 새로 온 사람들이 자기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들은 시계를 낚아채고 호주머니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지갑을 빼내고, 그가 첫번째 영성체를 받은 이후로 목에 두르고 다녔던 림피아스의 신부가 새겨진 메달을 잡아뜯었다. 루초 아브릴 마로킨이 인간의 본성에 대한 놀라움을 못이겨 어둡고도 어두운 밤 속으로 빠져든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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