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그걸 이해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어려, 하지만 때로는 어떤 사람 손에 쥐어져 있는 성경책은 누군가가 그렇지, 네 아빠가 손에 쥐고 있는 위스키보다도 더 나쁘단다." •••••• " 세상에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어 죽은 뒤의 세계를 지나치게 걱정하느라고 지금 이 세상에서 사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 말이야. 길거리를 쳐다보려무나, 그 결과를 보게 될 테니까." - P88
집에 도착했을 때 난 오빠에게 월요일 날 학교 가서 애들에게 말해줄게 생겼다고 했다. 오빠가 나에게 몸을 돌리더니 "스카웃, 그일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마" 하고 말했다. "뭐라고? 난 꼭 말할 거야. 다른 애들 아빠는 우리 아빠 같은 메이 군의 명사수가 아니잖아." "우리가 알고 있기를 바라셨다면 아빠는 우리에게 말씀하셨을 거야. 아빠가 그 솜씨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신다면, 우리에게 말씀하셨을 거라고." "어쩌면 아빠가 깜박 잊어버렸을 수도 있잖아." "아냐, 스카웃. 그건 네가 이해할 수 없는 거야. 아빠는 정말 나이가 많으셔. 하지만 아무 일 못 하셔도 난 상관하지 않을 거야 - 아빠가 그야말로 아무 일도 못 하신다 해도 난 상관 않을 거란 말이야." 오빠는 돌멩이 하나를 집어 기분 좋게 차고를 향해 던졌다. 그러고는 그것을 잡으러 달려가면서 뒤에 대고 이렇게 소리쳤다. "아빠는 신사셔. 꼭 나처럼 말씀이야!" - P189
"나이가 많고 몸이 성치 않은 할머니잖니. 고개를 꼿꼿이 쳐들고 신사처럼 행동해, 할머니가 무슨 말씀을 하시든 그것 때문에 화를내서는 안 돼." 오빠는 듀보스 할머니가 아플 리 없다고, 아픈 척 소리를 지를 뿐이라고 말하곤 했다. 우리 셋이서 할머니 집을 방문했을 때 아빠는 모자를 휙 벗어 정중하게 흔들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보스 할머님, 안녕하십니까! 오늘 밤은 그림처럼 아름다우시군요." 나는 아빠가 무슨 그림처럼이니 하고 말씀하시는 것을 이제껏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아빠는 법원에서 일어난 소식을 전하는가하면, 내일도 건강하시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인사를 드리는 거다. 모자를 다시 쓰고는 아빠는 할머니가 보는 앞에서 나를 아빠의 어깨에 태우고는 황혼에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총을 싫어하고 전쟁에 한 번도 참전해본 적이 없는 아빠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은 바로 이런 때였다. - P192
"그렇단다. 바로 그거였어. 네가 책을 읽어드리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모르긴 몰라도 할머닌 네 말을 한 마디도 듣지 않으셨을 거야.. 할머니의 온 정신과 육체는 그 자명종 시계에 집중되어 있었거든. 네가 할머니한테 걸려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난 할머니께책을 읽어드리도록 만들었을 거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관심을 딴 데로 돌리실 수 있었을 테니까. 또 다른 이유는 --" "할머니는 모르핀에서 해방된 채 돌아가셨나요?" 오빠가 물었다. "마치 산 속의 공기처럼 편안히 돌아가셨어. 할머닌 최후의 순간까지 거의 의식을 지니고 계셨어." 아빠가 미소를 지으셨다. "의식을 지니고 계셨단다. 또 심술을 부리며 말이다. 할머닌 여전히 내가 하는 일을 강하게 비난하셨어. 너를 감옥에서 보석으로 풀려나게 하는 데 내 여생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도 하셨지. 할머닌 제시를 시켜 이 상자를 만들도록.. " 아빠는 팔을 뻗쳐 캔디 상자를 집어 올렸다. 그러고는 그 상자를 오빠에게 넘겨주었다. 오빠는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축축한 솜뭉치에 싸인, 창백하고 하얀 동백꽃 한 송이가 고스란히 놓여 있었다. 눈꽃 동백이었다. 오빠의 두 눈이 거의 튀어나오는 듯했다. "늙은 악마 할머니 같으니, 늙은 악마 할머니 같으니라고!" 오빠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나를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 거야?"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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