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모든 것이 거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몇 가지예를 들어보자.
- 교도소 감방 업그레이드  1박에 82달러
캘리포니아 주 산타아나 시를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는 폭력범을 제외한 교도소 수감자들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깨끗하고 조용하면서, 다른 죄수들과 동떨어진 개인 감방으로 옮길 수 있다.
ㅡ 나 홀로 운전자가 카풀차로 이용하기 러시아워에는 8달러
미니애폴리스를 포함한 일부 도시는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나 홀로 운전자에게 돈을 내고 카풀차로를 이용하도록 허용한다. 요금은 교통량에 따라 다르다.
- P19

경제학자들은 시장은 교환되는 재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시장은 흔적을 남긴다. 때때로 시장가치는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비시장가치를 밀어내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어째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관한 의견은 분분하다. 따라서 돈으로 살 수 있는 것과 살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삶과 시민생활을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을 어떤 가치로 지배해야 하는지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사색할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 P27

이러한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하겠다고 결정하지도 않은 채, 우리는 시장경제를 가진 (having a market economy) 시대에서 시장사회를 이룬(being a market society) 시대로 휩쓸려왔다.
두 개념의 차이는 이렇다. 시장경제는 생산활동을 조직하는 소중하고 효과적인 도구다. 이에 반해서 시장사회는 시장가치가 인간활동의 모든 영역에 스며들어간 일종의 생활방식이다. 시장사회에서는 시장의 이미지에 따라 사회관계가 형성된다.
- P29

좋은 성적을 거두면 현금을 주는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보상으로 아이들에게 돈을주면 어떨까? 그렇게 하는 목적은 아이들이 공부를 하거나 독서에 힘쓰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다. 돈을 주는 행위는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인센티브다. 경제학은 사람들이 인센티브에 반응한다고 가르친다. 아이들 중에는 배우는 과정을 좋아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 데 동기부여가 되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돈을 추가적 인센티브로 사용하면 어떨까?
경제학적 논리가 그러하듯, 인센티브는 한 가지보다는 두 가지를 사용할 때 효과가 클 수 있다. 하지만 금전적 인센티브가 내재적 인센티브를 손상시켜 아이들이 독서에 더욱 힘쓰기보다는 독서를 더욱 게을리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혹은 단기적으로는 독서량이 늘어나겠지만, 잘못된 이유 때문일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 시장은 도구로서 작용하지만 순수한 도구는 아니다. 시장 메커니즘으로서 시작한 방법이 시장 규범이 되고 있다. 분명히 우려되는 점은,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돈을 주면 아이들이 독서를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지며, 결국 독서의 내재적 장점을 퇴색시키고 밀어내거나 서서히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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