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레즈니크 DavidReznick 등의 학자들은 새로운 위협이 나타났을 때 개체군이 어떻게반응하는지 살피고자 트리니다드 섬에서 작고 화려한 민물고기 구피를 대상으로 장기적인 현장실험을 수행했다. 실험 결과, 구피는 모든생활사 형질이 상황에 맞게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레즈니크등은 아리포 강에서 성체 구피를 노리는 포식자 시크리드에 길들여져 있던 구피 200마리를 다른 지역의 지류로 옮겼다. 그 지류에는 구피가 많지 않은 대신 어린 구피를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포식자 킬리피시가 있었다. 11년 동안 끊임없이 방문하여 30~60세대를 연속 관찰한 결과, 실험 개체군에서 강력한 진화적 반응이 포착되었다. 아리포 강의 시크리드가 성체 구피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지역의 구피들은 계속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매번 많은 수의 작은 새끼를 생산했다. 반면에 지류의 구피들은 성적 성숙을 뒤로 미루는 대신 소수의 덩치 큰 자손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행동의 변화가 이런변화(어린 구피들의 민첩성 강화 등)를 이끌어냈으리라 예상되나 확인된바는 없다.
- P60

게임이론은 그 이름도 유명한 최적성 이론optimality theory 의 한분야인데, 이 이론은 일반적인 엔지니어링 문제에 대한 상식적인 해결법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비행기의 날개를 설계할때 받음각과 날개의 전체 모양(면적, 길이 대 너비 등)은 비행기의 용도에 따라 결정된다. 무거운 짐을 나르는 비행기는 특별히 기동성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속도 신기록을 갱신해야 하는 비행기나 작은 섬의 활주로에 착륙해야 하는 비행기와는 날개의 형태가 매우 다르다.
어떤 경우든 날개를 설계하는 최적의 해법은 전적으로 물리학과 야금술 원칙에 의해 결정되며, 이 해법에 어떤 이의도 있을 수 없다. 이의를 제기한다고 해서 중력의 법칙이 바뀌는 건 아니니까. 이처럼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여 이런 해법 찾기 방식을 흔히 ‘단순 최적성 모델‘ 이라고 한다(솔직히 내게 수학이란 그리 단순한 게 아니지만 말이다).
- P66

단순 최적성 모델과 달리 게임이론은 살아 있는 그래서 진화하는 상대방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 전략을 계산에 포함시킨다.예컨대 체스 게임에는 최초 열 번의 완벽한 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나를 깨뜨리기 위해 다양한 수를 구사하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동일한 첫 수를 두면 상대방은 그런 현실에 적응하여 나를패배시킬 것이다. 모든 형태의 생명체가 다양한 다른 형태의 생명체와 긴밀히 상호작용하고 모든 생명체가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연 속에는 각양각색의 게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육식동물들은 사냥감의 고깃덩어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그런가 하면 기생충은 끊임없이 방어력을 강화해가는 숙주에게 맞추어 진화를 계속한다. 한 종 내의 수컷은 암컷을 놓고 다른 수컷과 경쟁하며, 수컷과 암컷 사이의 상호작용에는 또 다른 종류의 게임이 개입한다. 둘 이상의 생명체가 상충하는 이런 배경 속에서는 게임이론이 가장 적합한 도구다. - P67

부모가 자손들이 원하는 만큼 무한히 투자할 수 있다면 자원 부족으로 인해 일어나는 문제란 문제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풍요로운상황에서도 이기적으로 굴 자손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부모가 단 하나의 새끼만 낳아 그 한 마리의 만족과 성공을 위해 여생을 쏟아붓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느린 번식 속도를 유도하는 대립유전자는 생식력을 높이고 각 새끼에게 유한한 자원을 신중하게 분배하는 유전자로 이내 대체되게 마련이다. 자연선택의 통제하에서는 평생 새끼 한 마리를 낳는 전략이 진화할 수 없다. 이 논리를 더 확장해보면, 부모는 ‘너무 많은‘, 그러니까 모두에게 충분한 투자를 제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자손을 낳는실수를 범해야 한다. 이런 전략을 유도하는 대립유전자는 평생 번식성공도를 극대화하며, 그럴 경우 형제 경쟁으로 인한 모든 손해를 벌충하고도 이익이 남기 때문이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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