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생 갈라파고스물개가 따뜻하게 데워진 검은 화성암 위를 기어 어미 곁으로 다가와 햇볕을 쥔다. 어미 옆에는 갓 태어난 새끼 물개가 새근새근 자고 있다. 참으로 평화스러운 정경이다.
그런데 갑자기 1년생 손위 물개가 사납게 덤벼들더니 새끼 물개의 목을 물어뜯는다. 갓난 새끼를 가운데 두고 어미와 자식 간에 숨가쁜 각축전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새끼 물개가 여러 번 내동댕이쳐진 후에야 어미는 겨우 새끼의 뒷지느러미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형과 어미가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통에 새끼 물개는 이내 숨을 거두고 만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솔로몬이 아기를 반으로 쪼개라고 한 데에는 깊은 뜻이 있었지만 자연에서 벌어지는 이런 사건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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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야 어쨌든 과잉 생산과 불안정한 환경이라는 두 요인이 어우러져 수많은 동식물이 형제자매와 생태적으로 경쟁하고 때로 서로를 죽이기까지 하는 시스템이 탄생했다. 진화의 측면에서 보면, 이는 생태환경이 열악할 때는 자연선택의 저울추가 이기적 형질을 발현시키는 대립유전자의 생존 쪽으로 기운다는 의미다. 상황이 특히 안 좋을 때는 심지어 가까운 혈족의 유전자 사본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개체 자신의 생존을 돕는 유전자가 퍼질 수 있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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