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천국 전쟁의 이모저모에는 정말 이해가 가지 많는 부분들이 넘쳐납니다. 그중에서도 간단한 의문을 하나 꼽자면, 태평천국이 난징 주변의 장강 강변을 모두 정거했으면서도 장강에 오르내리는 선박들을 통제할수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우창에서 상하이로 가는 청군 선박이 난징성 코앞을 태연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는전 지금 기준으로 생각하면 납득하기 힘들죠(물론 이홍장군이 상하이로 갈 때 탄 버는 영국 깃발을 달았다고는 하지만). 일단 태평천국 수군이 소멸해 장강 제하권을 상실했다는 부분은 이해하겠습니다. 바로 강을막고 대포를 쓴다든가 검문검색을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강변에 포대를 설치하고 대포를 쏜다강을 오가는 배를 간단하게 격침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이게 또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감습니다. 일단 난징이 위치한 장강 하류의 강폭은 우리가 흔히생각하는 강의 스케일을 훌쩍 뛰어넘는 것입죠. 한강대교의 길이가 1,005m인데 난징에 위치한 난징장강고의 길이가 6,772m 입니다. (1950년대에 소련의 지원으로 지어진 잘강의 난징 유역에 건설된 최초의 다리라고 합니다). 장강 하류의 강폭이 한강 하류의 일곱 배 정도 된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죠. 이는 강 양편에 포대를 건설해도 그 밖의 작은 표적을 대포로 쏴 맞춰야 한다는 소리인데, 이 시기 서양의 최신형 12파운드 암스트롱포의 사거리가 1.2km 인 점을 고려하면 (큰 구경장의 함포 정도는 돼야 3km를 넘어가고 말입죠) 태평천국 포병이 갖춘 구형 대포와 숙련도로는 장강 한복판을 빠르게 이동하는 증기선을 요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더구나 장강 하류의 강변 풍경은 거대한 백사장과 늪지로 이루어진 쓸쓸한 풍경인지라 여기에 어떻게 포대를 짓고 대포를 움직일 만한 지형적 유리함이 없죠. 태평천국 입장에서는 어차피 제대로 쏴 맞추지도 못할 거, 괜히 서양 선박을 잘못 건드려서 보복 포격을 당하느니 장강을 오가는 선박들에게는 신경을 끄는 편이 나았을 것도 같습니다.
또 더 하류로 내려가 상하이 근처까지 오면, 장강의 지류들이 거미줄처럼 갈래갈래 갈라져 수많은 호수를 연결하는 하천의 미로를 형성합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미로 속을 태평천국의 사략선이나 중국과 서양의 수적들이 돌아다니며, 무역선들을 약탈하고 각종 밀거래를 진행했던 것입니다. 이 또한 통제 불가능한 장강의 난해한 풍경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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