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파리로, 살러 가지 말고 죽으러 가자. 나를 죽인 곳은 파리다. 나를정말 여성으로 만들어준 곳도 파리다. 나는 파리 가 죽으련다. 찾을 것도, 만날 것도, 얻을 것도 없다. 돌아올 것도 없다. 영구히 가자.  과거와 현재가 공(空)인 나는 미래로 나가자."
- <신생활에 들면서〉, 《삼천리》 1935.2 - P88

나혜석의 예술세계 전반을 살펴보면, 그녀가 여성주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분명하게 드러낸 매체는 글이었습니다. 반면, 회화에서는 인상주의 화풍을 기반으로 한 풍경화, 인물화가 주를 이루고 있죠. 이는 그녀가 활동했던 20 세기초반 한국미술계 환경의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선미술전람회의 심사기준이 미술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시기였던 만큼 화가들이 그리는화풍과 주제는 ‘향토성‘이라는 심사기준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탓에 사회적, 정치적 이슈를 미술 작품에 다룰 수 있다는 의식 역시 태동하지 못했죠. 그러나 혜석의 정신은 삶, 글, 회화가 하나로 뭉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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