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반 고흐는 아는데 왜 김환기는 모를까?
이 책이 그 시작을 도울게요.

얼마 전 일입니다. 사석에서 한 신사분과 미술에 대한 담소를 나눌일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반 고흐 그림을 좋아한다며 반 고흐 예찬론을 펼쳐 보였습니다. 그런 그분께 저는 물었습니다. "김환기는 어떠세요?" 그러자 그분께서 이렇게 답하시더군요. "모르는데…"
궁금했습니다. 왜 우리는 서양미술에 열광하면서 한국미술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이상했습니다. 왜 우리는 미술이라고 하면 서양미술을 먼저 떠올리고, 무엇보다 먼저 서양미술사‘라는 역사를 공부하려고 할까? 신기하게도 우리는 미술이라는 친구를 그렇게 편집해봐왔습니다. 미술 서양미술‘ 혹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모두 같은 미술 아닌가요?
- P5

한 마리 소가 서예적 붓질로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이제, 그는 젊은 날 습득한 서양의 온갖 회화양식에서 완전히 벗어났습니다. 자기다운 것이 아닌 것을 완전히 비워 텅 빈 공간에,
오로지 자기다운 기백으로 넘쳐흐르는 화면을 창조하는 대가가 된 것입니다. 어릴 적 호기심에 소를 그리기 시작한 소년, 이후 온갖 시련을겪은 서른아홉의 사내는 어느덧 서양의 붓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던 서예적 소‘를 창조하는 경지에 이릅니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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