랙은 마음의 눈을 통해 이러한 패턴이 갈라파고스 전체에서 벌어진 대전쟁, 즉 ‘날카로운 부리‘와 ‘작은 부리‘ 사이에서 벌어진 ‘장군없는 무혈전쟁‘의 결과임을 간파했다. "이 두 종은 너무 닮아서 같은 섬에 나란히 번식할 때마다 피말리는 경쟁에 돌입하게 된다" 라고 랙은 단호하게 말했다. 따라서 섬이 협소하여 그들에게 오직 하나의 틈새 만을 제공한다면, 두 종 중 어느 한쪽은 멸종하게 된다. 즉, 한 종이 다른종에게 승리하는 것이다. 두 생물집단 사이에서 벌이지는 이런 전쟁의 결과를 학술 용어로 경쟁적 배제 competitive exclusion 라고 한다. 하지만 섬이 넓어서 어떤 종에 새로운 틈새 (즉, 경쟁에서 벗어나는 통로)가 제공된다면, 그 종은 경쟁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진화시킬 수 있다. 즉, 그 종은 틈새에서 살아가기 위해 형질을 바꿀 것이다. 자연선택에 따른 진화를 통해 부리는 그 종이 끔직한 전쟁에서 해방될 때까지 구부러지고, 녹고,
모양을 바꾼다. 이런 결과를 학술용어로 형질치환 character displacement 이라고 한다.
- P254

그랜트 부부가 대프니메이저에서 관찰했던 대로 점점 더 많은 생태학자와 진화학자들이 생명을 지근거리에서 장기간에 걸쳐 관찰하게되었다. 이제 그들은 이런 범주들이 자신들이 상상했던 것만큼 ‘ 고정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박물학자들이 ‘패턴과 구조연구‘에서 ‘과정과 운동 연구‘로 돌아서면서, 시간에 따른 변화를 지켜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갈라파고스의 핀치 유닛과 마찬가지로 "만물은 유전流傳하고, 자연은 유체流體이다" 라는 헤라클레이토스의 교훈을 늘 되새긴다. 대프니메이저의 핀치들은 하나의 길드, 즉 땅핀치의ㅍ길드를 조직하여 자신들의 시대를 열어간다. 그러다 어려운 시기가 오면, 더 작은 길드로 쪼개진다. 생태학자와 진화학자들은 이와 동일한 길드의 분화 및 이동 과정을 곳곳에서 관찰하고 있다. 이 같은 자연의 유동성을 감안할 때, 세계의 동식물들은 매년 분화압력이 반복될 때마다 신체와 취향의 차이를 진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체와 취향의 차이가 계속 진화하다 보면, 그들의 길드는 (만약 계속 분화할 수 있다면) 점점 더 멀리 분화하게 될 것이다!
- P260

피터의 관점에서 보면 다윈핀치들 간의 분화는 대부분 특정한 상황에서 일어난다. ‘그들이 격리되어, 각각 다른 섬에서 살아갈 때‘이다. 그러나 그들이 한데 모여 같은 섬을 공유하게 될 때 경쟁은 혈통을 더욱 멀리 떼어놓는다. 다윈이 마차에서 상상했던 것과 똑같이 이 분화는 생존경쟁의 단순한 결과이다. 분화는 핀치들을 밀어붙여 종의 기원을 향해 한두 단계 더 가까이 다가서도록 만든다.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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