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내가 너를 아주 극도로 미워했기 때문이지. 그러니까 네가 잘되는 일에 조력을 안 했던 거야. 네가 내게 한 짓을 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제인, 언젠가 네가 내게 행패를 부렸던 일, 이 세상 누구보다도 나를 미워한다고 잘라 말하던 그 말투, 나를 생각하기만 해도 지긋지긋하다고 말하고, 내가 너를 말할 수 없이 가혹하게 다룬다고 하던 그 어린애답지 않던 목소리와 눈초리. 나는 네가 내게 대들어 네 본심으로 독설을 퍼부어 대던 때의 기분을 잊어버릴 수가 없었어. 난 무서웠다. 마치 내가 때려주고 밀어붙인 짐승이 사람의 눈을 하고 노려보며 사람의 목소리로나를 저주하는 것만 같았다. 나 물 좀 다오! 아! 빨리!"
- P444

그 시신은 나에게기이하고도 엄숙한 물체였다. 나는 우울하고 고통스러운마음으로 그 시신을 응시하였다. 부드러움도 다정함도 연민도 희망도 안도도 그것은 느끼게 해주질 않았다. 오로지-나의 손실이 아니라 그녀의 괴로움에 대한 불쾌한 고통과, 이런 꼴로 죽지나 않을까 하는 공포에서 생겨나는 우울하고 눈물도 안 나오는 당황뿐이었다.
일라이자는 태연하게 모친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 동안의 침묵 끝에 그녀는 말했다.
"어머니의 체질이면 오래오래 사실 수 있었을 텐데, 걱정 때문에 감수(減壽)하신 거야."
그러고 나서 그녀의 입은 잠깐 경련을 일으켰다. 경련이 가라앉자 그녀는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나도 나왔다. 우리 둘 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2권에 계속) -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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