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는 모든 인생이여태까지 젊음이 흘러갔듯이 그렇게 조용히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소. 눈을 감고 두 귀를 틀어막고 떠내려가면 가까운 개울 바닥에 솟아 있는 바위들도 보이지 않고 바위 밑에서 부딪치는 물소리도 들리지 않을 거요.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두시오. 이 말만은 잘 새겨주시오. 언젠가는 바위가 많은 물길에 다다르게 될 거요. 인생의 모든 흐름이 소용돌이치고 왁자지껄해지고 물거품과 소음이 부서지는 곳으로 말이오. 길은 두 가지밖에 없소, 험한 바위 너설에 부딪혀 온통 바스러져 버리든가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나처럼 커다란 파도에 실려 보다 평온한 물길로 나서게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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