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명령이었다. 내 표정이나 무슨 기색이 비위에 거슬렸는지 그녀는 내색을 않으려고 애는 썼지만 퉁명스럽게 말하였다. 나는 일어서서 문께까지 갔다가 되돌아섰다. 나는 방 안을 가로질러 창께로 가서  그녀에게 바싹 다가섰다.
나는 꼭 얘기를 해야 했다. 그처럼 심하게 짓밟히지 않았던가. 그냥 잠자코 있을 수만은 없었다. 그러나 어떻게?
적수를 향해서 대거리할 힘이 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나는 있는 힘을 모두 내어 퉁명스럽게 대들었다.
"저는 남을 속이지 않아요. 만약 속이기가 일쑤라면 아주머니를 좋아한다고 말할 거예요. 그러나 저는 분명히 말하겠어요. 아주머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 세상에서  존리드 말고는 아주머니가 제일 싫어요. 거짓말쟁이에 관한 이 책일랑 조지아나에게 주세요. 거짓말쟁이는 제가 아니라 조지아나니까요."
- P61

나는 그녀가 몹시 몹시 부끄러워하고 또 괴로워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눈물을 흘리지도 않고 얼굴도 붉히지 않아 적잖이 놀래었다. 엄숙하긴 하지만 침착한 얼굴로 그녀는 모든학생들의 눈길을 받으며 서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저렇듯 태연하고 의젓하게 견딜 수가 있는 것일까? 하고 나는혼자 생각하였다. 만약 내가 저 아이와 같은 처지라면 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리라. 그러나 저 아이는 처벌을 넘어서고 현재의 처지를 넘어선 그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 주변이나 눈앞에 보이지 않는그 무엇을 생각하는 것 같다. 백일몽이란 말을 들은 일이있지만 혹 백일몽을 꾸고 있는 것일까? 그녀는 마루청을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것이 안중에 없음은 분명하다. 그녀의 눈길은 안으로 향해서 자기의 가슴속으로 들어가 있는 성싶었다. 눈앞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기억하고 있는 과거지사를 보고 있는 것임에 틀림이없다. 도대체 저 아이는 어떠한 아이일까? 착한 아이일까,
그렇지 않으면 장난꾸러기일까.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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