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혈통의 중산층과 하류층 가정이 도시를 떠나고 생긴 빈자리는 새로운 이주자들이 차지했다. 2차 대이주Second Great Migration 기간에 50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남부의 농촌을 떠나 동북부, 중서부, 서부 등지의 도시로 향했다. 미국의 백인들은 완전히 교외 사람들이 되었고, 미국의 흑인들은 80퍼센트가 도시에 살게 되었다. 흑인들이 이주할 무렵 도시는 위기로 치닫고 있었다. 오래된 재고주택의 상당수는 고층건물과 고속도로 건설사업을 추진하려고 철거될 예정이었다. 이전의 비좁은 빈민가에는 공영주택이 들어서고 있었다. 그런 곳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보험의 혜택을 입기 힘들었다. 산업시설이 사람들과 함께 도시를 떠나버렸기 때문에 일자리도 부족했다. 영국과 프랑스와 네덜란드를 비롯한 여러 다른 나라의 사정도 비슷했다. 기존의 중산층과 노동자층 공동체가 건강에 더 좋은 교외와 위성도시, 신규 계획도시로 집단 이주함에 따라 쇠락해진 도심은 이주자 공동체의 본거지가 되었다. - P559
저밀도형 도시 팽창 현상과 자동차 중심의 도시들과 그에 따른 일상적 생활방식은 저렴한 유가의 산물이자 저렴한 유가에 철저히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무한히 지속되는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현대 도시는 자동차 의존성 때문에 유독성 스모그와 환경 붕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전락했다. - P592
거대도시와 거대도시권역은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경작지들을 대규모로 잠식하고 있기도 하다. 도시화가 진행되면 삼림 벌채와 생물자원 손실을 통해 방대한 양의 탄소가 배출되기 마련이다. 특히 생물다양성 고밀도지역과 비옥한 농경지대에서 도시화가 이루어지면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가 배출될 수밖에 없다. 도시는 주변 지역의 기상패턴과 기후를 바꿔버린다. 사방으로 뻗은 도로망은 토착 생물종과 지형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게다가 도시의 생태학적 범위는 전기와 식량, 물과 연료가 절실한 도시 자체의 면적보다 훨씬 넓다. 런던이라는 대도시를 지탱하는 데 필요한 토지의 양, 즉 런던의 생태학적범위는 런던 면적의 125배나 된다. - P599
로스앤젤레스의 거대한 간선도로 패문에 살쾡이들과 퓨마들의 유전자 이동이 가로막혀 있다. 오늘날, 벤투라 고속도로 Ventura Freeway, 인근에 서식하는 살쾡이들은 도로건너편의 살쾡이들과 유전학적 차이가 있다. 넓게 팽창한 도시 안에 갇혀버린 살쾡이 무리 내부의 근친교배가 흔해졌기 때문이다. 지구의 보물인 생물다양성 고밀도지역들로 도시가 침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멸종위기 동물들은 로스앤젤레스 살쾡이들과 똑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고, 그 동물들의 활동 범위와 유전자 공급원은 지구에서 가장 위험한 침입종인 호모 우르바누스 Homo urbanus(도시 인류- 옮긴이)에 의해 축소될 것이다. - P600
역사를 통틀어, 위로부터의 질서를 강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밑바닥에서부터 도시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불신을 품어왔다. 그들이 보기에 엄격히 통제되지 않는 도시는 붕괴할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라고스의 활발한 비공식 경제는 그들의 염려를 불식시키는 사례다. 비공식 경제의 역동성은 대규모 도시화의 시대에 세계곳곳의 거대도시들이 발전할 수 있는 비결을 보여주기도 한다. 거대도시들의 발전은 비공식 정착지들과 비공식 부문을 사회 문제적 차원이 아닌, 재능과 독창성의 보고로 바라볼 때 가능하다. - P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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