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부터 펭귄들은 둥지를 틀자마자 짝짓기에 들어간다. 워낙 몸집이 두껍고 털이 길어서 둔하기는 지만 나름대로 가장 편안한 자세로 교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전에 먼저 하는 일이 있다. 집터를 닦는 것이다. 항상 주위보다 약간이라도 높은 곳에 둥지를 틀었는데, 그래야 배수가 잘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그곳에 돌멩이를 구해다 놨다. 돌멩이 이곳에서 가장 귀한 물건이다. 아마 이 녀석들이 경제 개념을 가지고 거래를 시작한다면 돌멩이는 인간 세계의 금에 해당할 것이다. 이곳에서 둥지를 틀 재료가 돌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새들이 나뭇가지로 둥지를 만들 듯이 이 녀석들은 작은 조약돌들을 모아다가 땅바닥에 둥지를 틀었다. 가운데가 움푹 들어가게 만들어서 그곳에 알을 낳고 엎드려서 알을 품었다. 그렇게 해야 물도 잘 빠지고 따뜻한 공기도 더 많이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황제 펭귄은 자신의 발등과 배 사이에 알을 품었지만, 작은 펭귄들은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돌멩이가 무척이나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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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바람, 얼음…. 나에게 지금 남아 있는 남극의 기의 눈, 대금, 얼음뿐이다. 그중에서도 바람에 대한 인상이 가장 강하다. 들어을 대개될 예나는 날도 예외없이 강풍이 불었다. 조디악으로 넘쳐 들어오는 파도가 너무 거겠다.
2주 뒤에 집에 도착했을 때, 마치 며칠 집을 비웠다가 다시 돌아온 것 같았다. 일 년 만에 내 침대에 누웠지만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나갔다 온 느낌이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눈앞에 펼쳐진 마리안 빙벽과 위버 반도, 멀리 넬슨 섬의 부드러운 빙원, 그리고 세종봉이 눈에 선하다. 머리 위로 모든 것이 거꾸로였던 그곳.. 그곳에 바로 내가 있었다. 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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