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좀 더 편안한 삶이나 좀 덜 위험한 삶을 살기 위해 생겨난 특징이 아니라 죽음과 멸종을 절실히 피하려고 생겨난 특징, 다시 말해 생존의 필요성으로 생겨난 특징은 이후 이 필요성이 없어지거나 그다지 자주 생기지 않을 때에도 사라지기 어려운 것 같다. 검 모양송곳니를 지닌 고양잇과 동물에게 습격당하거나 혹은 영장류를 잡아먹는 거대한 독수리에게 공격당해 우리의 일상적 삶이 중단되는일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24 우리는 여전히 교감 신경계에 의존하여 이렇게 흔치 않은 생사의 기로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드레날린adrenaline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을 대량 분비한다.
- P207

이 진드기의 놀라운 달음박질에 대한 발견은, 생명체의 크기가 작을수록 속도를 높이는 데 필요한 힘이 작아지는 비례에 관한 과학적이론을 보강함으로써 나노 모터의 가능성을 이해할 정보를 제공하게되었다. 나노모터란 분자 수준에서 에너지를 운동으로 전환할 수 있는 유기체 엔진을 말한다.
아울러 이 진드기는 우리가 가속, 감속, 빠른 회전에 적합한 기계를 만들도록 가르쳐 줄 수도 있다. 요컨대 이 작은 진드기는 한순간에 정지할 수도 있고, 빠른 속도와 여러 각도로 회전하여 다른 동물들의 다리 사이로 길을 낼 수도 있다.
- P211

이 밖에 미 해군의 고스트스위머(Gleartswimmer도 있는데, 이는 참치처럼 생겨서 참치처럼 헤엄치도록 설계된 로봇이다. 자동 잠수정인이 로봇은 일명 ‘사일런트 니모 Silent Nemo‘라고 불리는 비밀 연구 및개발 작전의 일부로 고안된 것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로보튜나프로젝트 Robo Tuna project에서 적지 않은 영감을 받았는데, 이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들은 잠수정과 관련하여 200년 이상 된 기존의 사고방식을 버리고 물고기처럼 움직이게 설계된 잠수정을 만들었다. 그 결과기존 무인 잠수정에 비해 쉽게 조종할 수 있고 에너지도 덜 소비되는 잠수정이 탄생했다. 아울러 해양 환경에 더 잘 섞일 수 있었다고 미해군은 빠르게 인정했다.
해군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자주 비판받는 냉전 시대의 작전으로서 물밑에서 이루어지는 미 해군 해양 포유류 프로그램Navy Marine Mammal Program, NMMP‘을 고스트스위머가 대신할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군 조직에서는 수뢰를 찾거나 수중 잠입자를 감시하거나 잃어버린 장비를 회수하는 데 돌고래와 바다사자를 이용하고 있으며, 인간 질병과 건강 문제를 해결할 목적의 중개 연구를 위해 동물을 제공한다. 그러나 후자의 역할은 동물복지 활동가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포획된 동물 연구 활동이 동물의 보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여 해군에게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넣어 왔다. - P223

우리가 직면한 것과 비슷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살펴봄으로써 우리의 기술을 월등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의 기술이 향상될수록 더욱 명확해지는 점이 있다.
자연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사실이다.
- P224

그러나 설골이 큰 만큼, 제법 실질적인 균형trade-off이루어진 것같다. 베네수엘라 붉은고함원숭이는 고환이 정말 작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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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크기와 고환 크기의 반비례 도표를 작성한 냅은 소리가 가장 큰 원숭이의 경우 고환이 가장 작아서 4cm도 안 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소리가 가장 작은 원숭이의 고환은 가장 커서 무려 22cm나 되었다. 나머지는 반비례 도표 선 안에 들어왔다.
소리가 가장 큰 원숭이는, 무언가를 보완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고환이 작은 원숭이는 생산하는 정자 수가 적다. 이런 이유로, 냅은 그 원숭이가 더 많은 짝짓기 상대의 관심을 끌면서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더 열심히 애써야 한다고 판단한다.
- P230

이 거대한 동물은 우리가 수백만 년 동안 알고 있던, 적어도 안다고 생각했던 생물이었지만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 우리는 그동안 줄곧 코끼리가 우리 귀에 들리는 소리만 낸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코끼리가 놀랐을 때 울부짖고, 몹시 힘든 일을 할 때얼마간 끙끙대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수다스럽지는 않은, 대체로 조용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진실을 알게 되었다. 코끼리는 세상에서 가장 말이 많은 동물 중 하나였다.
이후 페인이 아프리카에서 추가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코끼리가 늘 서로 의사소통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소리 세기가 90dB(에스프레소 기계가 자이 라테를 휘젓는 동안 그 옆에 서 있을 때 들리는 소리와 같다)에 이르지만 인간에게 들리지 않는 주파수라는 것이다. 매우 낮은 주파수는 높은 주파수에 비해 훨씬 멀리까지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코끼리는 길게 뻗은 사바나 전체 곳곳에서 이동하는 동료 코끼리를 상대로 수다를 떨면서 아주 먼 거리까지 의사소통하고 있었다. - P235

이제껏 지구 표면을 걸어 다닌 생명체 가운데 가장 소리가 큰 것이 무엇일지 학생들에게 물었을 때, 거의 항상 첫 번째 추측으로 떠오르는 것이 티라노사우루스다. 그런데 여기에는 작은 문제가 있다.
그렇다. 사실은 정말 큰 문제가 있다.
알다시피 티라노사우루스는 오늘날의 조류나 악어와 같은 조룡祖龍이다. 새는 짹짹거리거나 지저귀거나 팩꽥거리거나 끼룩거린다.
악어는 꾸룩거리거나 으르렁거린다. 그러나 이들 동물 집단의 울음소리는 우리 중 많은 수가 선사시대의 이 거대하고 굶주린 육식동물의 울음소리로 믿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사자나 호랑이의 울음소리처럼 크고 깊게 울리는 울음소리가 대형 포유류가 아닌 종에게서 진화한 적은 없는 걸로 보이며, 대형 포유류는 공룡이 멸종한 지 한참 뒤에야 생겼다. 37 그렇게 크고 깊게울리는 울음소리는 납작한 네모 형태의 성대에서 만들어진다. 그래야 성대가 안정되어 폐에서 밀려 나오는 공기에 더 잘 반응할 수 있기때문이다. 그러나 공룡은 성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대의 조룡과 같은 소리를 낼 때 이용하는 생물학적 도구들, 예를 들어 새의 울대나 악어의 후두는 공룡이 멸종된 지 한참 뒤에 진화했다. 그러므로 공룡의 포효 소리는 잊어라. 어쩌면 발성 자체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티라노사우루스는 아주 조용한 유형이었을지도 모른다.
공룡이 소리를 냈다면 아마 ‘입을 다문 상태의 발성‘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한다. 타조나 화식조 같은 큰 조류, 또는 앨리게이터나 가비알 등 모든 종류의 악어가 내는 소리처럼 낮게 꾸르륵거리느 소리를 냈을 것이라고 한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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