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쓰면서 나는 심호흡을 하고 다시 노튼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그저 끔찍한 침묵만 흐를 뿐이었다.
여삼추 같은 1초가 흐르고, 2초가 흐르고…… 그리고…… 니야아아아아옹.
숲 밖으로 귀가 접힌 회색 머리가 얼굴을 내밀었다. 내가 노튼을 마지막으로 봤던 바로 그 장소였다. 그리고 이어 나머지 몸통도 모두 밖으로 나왔다. 노튼은 길에 서서 특유의 ‘왜 그러세요?‘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나는 노튼에 대한 신념을 완전히 잃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
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아주 잠깐 동안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시장을 지나 걷기 시작했다. 별장 앞에 올 때까지 한 번도 쉬지 않았다. 뒤를 돌아볼 필요도 없었다.
노튼은 집으로 오는 내내 당연히 1.5미터 거리를 유지하면서 씩씩하게 걸어오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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