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네게 시원하게 말했지만 엄마가 왜 모를까? 젊은 날 그바람, 그 욕망(내게는 소망이었던), 그 집착 한 부스러기 떼어놓기가죽을 것처럼 아프다는 걸 말이야. 그래 그렇게 아팠던 나날들이 엄마에게도 많이 있었다. 소망이 너무 당연해서 내 살이 되어버렸기에 나중에는 그걸 떼어내는데 내 생살도 함께 잘려 나가는 것 같았던……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쳐지던 아픔들이 있었단다. - P231
지금도 나는 미열이 나고 허리가 아프면서 목이 따가워. 아마 며칠 무리했더니 감기 몸살이 오는 듯도 하다. 그러나 내게는 아스피린도 있고, 내게는 따스한 잠자리도 있다. 내게는 이 모든 것이 지나갈 거라는 지혜도 있고, 내게는 이 아픔이 결코있어서는 안 된다는 어리석음이 없다. 그러니 이 밤 엄마는 참으로 행복하단다. 이 행복을 너에게도 전하고 싶다. 그렇지? 위녕! 자, 오늘도 좋은 밤! - P264
이 침묵을 수월하고 매끄럽게 이어가주는 것이 바로 이 "남을 나보다 낫게 여기기" 였어, 쓸데없이 개입하는 것을 멈추는 순간 침묵이 수월해지고, 침묵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상황과 남의 공격에 휘둘리지 않는 힘은 오직 침묵으로만 길러질 수 있단다. 나는 겸손하라는 성인들의 말씀을 들을 때마다 "음, 그래 좋은 말씀이야. 암 좋은 말씀이겠지 뭐 이렇게 생각했어. 그러나 바로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것을 겸손이라고 할 때 이것이 침묵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하루 종일 세상으로부터 내게로 가해져오는 온갖 감정의 휘둘림을 막아주며, 그리하여 우리를 자유로 이끌어준다는 것을 깨달은 후 전율했단다. - P305
위녕, 삶은 공평하지 않다. 삶은 평화롭기만 하지도 행복하기만하지도 않아.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고 나면 삶은 신기하게도 우리에게 그 너머의 신비를 보여준단다. 마치 히말라야로 떠난사람이 "여기 왜 이렇게 추워요?", "산소는 왜 이리 희박하죠?" "아아, 대체 언제나 여름이 와서 우리는 반팔 옷을 입을 수 있죠?" 이런질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봐.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각오하고 떠난사람에게 히말라야는 미지의 천년설과 눈이 멀도록 푸른 하늘을 보여준다고 하지. 위녕, 이제 독립을 하고 어쩌면 새 가정을 꾸밀 날을 앞두고 있는 너를 응원한다. 엄마가 언제나 그렇게 말하듯 삶은 자기 자신의삶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의 몫이다. 나는 네가 그렇게 살기 위해오늘도 애쓰고 있다는 것을 알아. 그러니 작은 실수들, 많은 실패들. 끝나지 않은 시련들은 너를 성숙하게 만들려는 신의 섭리로 생각해보렴. 오늘은 혼자서 따뜻한 된장차를 마시며 좋은 음악을 듣고 좋은 글을 읽자.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성공한 날이고, 이보다 더한 무엇이 우리에게 필요할까?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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