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는 맥 모르고 그대로 잠잠합니다. 다른 이가 볼까봐 가랑이가 켕겨서 얼른 집어들고 얼른 나왔습니다. 바로 내년 봄에나하면 했지 이거 안 되겠습니다. 그리고 보니 왜 집에서 나왔는지저로도 영문을 모를 만지 떠름합니다.
집에 갈 때에는 큰길로 버젓이 내려갑니다. 찬바람을 안느라고얼어붙는 듯이 눈이 다 씹벅씸벅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염려는벗었으나 또 한 걱정이 생깁니다. 이걸 그대로 데리고 가면 필경 아내가 쨍쨍거리며 등쌀을 댈 겁니다. 그러지 않아도 요즘에 버쩍 지가 의사라지 왜? 또는 이까진 미화가 의사면 꽤게! 하고 건뜻하면 오금을 박는 이 판인데.
"에이, 이거 왜 나와 이 고생이야 !"
그는 털털거리며 이렇게 여러 번 입맛을 다십니다.
- 〈문장〉, 1939. 12.
- P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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