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은 어린 시절 가난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참으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셨더구나. 내가 무심히 물었다.
"아, 그렇게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시고……."
그러자 박 시장님이 정색을 하며 말을 정정하셨어.
"공지영 작가님, 잠깐만요. 저는 우리 집이 가난하다고 했지 불행하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도 어린 시절의 집을 생각하면 가난한 중에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아끼며 서로 나누고 사랑받았던 기억이 제게는 충만합니다."
엄마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토록 부끄러웠던 적이 또 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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