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리스는 성적 과시가 배우자의 자질 및 조건을 가리키는 정직한 지표 honest indicator임을 단언했는데, 이는 오늘날 널리 통용되는 성선택의 정통적 견해와 완전히 일치한다. 한 세기 동안 성선택 이론을 파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월리스의 주장이 오늘날 생물학교과서나 성선택 관련 논문에 나온 주장과 100퍼센트 일치한다는건 뭘 의미할까? 그 대답은 뻔하다. 성선택에 대한 오늘날의 주류적견해가 월리스의 비판과 마찬가지로 철저히 반다윈적이라는 것이다.
월리스는 모든 아름다움이 배우자감의 적응적 자질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가 가득한 신상명세서를 제공한다는, 오늘날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정직한 신호 가설‘을 처음으로 제기한 인물이다. - P58
그것은 일종의 빅딜이었다. 월리스는 자신의 필터를 통해 걸러지고 재단되고 개편된 다윈의 유산을 우리에게 물려줬고, 그 결과20세기 진화생물학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반면, 폭넓고 창의적이었던 다윈의 생각, 특히 미학적 진화관은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자연선택 발견의 우선권 다툼에서 패배했지만, ‘20세기 진화생물학 및 다윈주의의 방향제시‘를 둘러싼 싸움에서는 승리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더 지났지만, 성선택은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여전히 왕따를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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