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는 이제 ‘가족이 전부‘ 라는 전제에서 탈주해야 한다. 가족은 베이스캠프지 귀환처가 아니다. 솔직히 가족은 서로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혈연적 유대, 정서적 애착으로 묶여 있어서다. 합리적 대화나 이성적 관계가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집착 아니면 부채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성장한 다음에는 무조건 집에서 나와야 한다. 부모도 자식을 놓아주어야 한다. 아니, 내보내야한다. 그러면 오히려 인생의 좋은 길벗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야말로 애증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점점 더 헤어나기가 어렵다.
- P104

두려워할 것은 나 자신만한 것이 없다네. 내 오른쪽 눈은 용이 되고 왼쪽 눈은 범이 되며, 혀 밑에는 도끼를 감추고 있고 팔을 구부리면 당겨진 활과 같아지지. 차분히잘 생각하면 갓난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으나,
생각이 조금만 어긋나도 짐승 같은 야만인이 되고 만다네.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장차 제 자신을 잡아먹거나 물어뜯고 쳐 죽이거나 베어버릴 것이야. 이런 까닭에성인(聖人)께서도 이기심을 누르고 예의를 따르며, 사악함을 막고 진실된 마음을 보존하면서 스스로 두려워하지 않으신 적이 없었다..
- 박지원 저, 김명호 역, <<지금 조선의 시를 쓰라>>, 민옹전, 28쪽 - P114

덧붙이면, 요즘은 예능이 대세다. 정치나 인문학도 예능이 되었다. 주제나 소재가 뭐가 됐건 예능은 재밌어야한다. 유머와 역설이 넘쳐야 한다. 신변잡기로는 한계가있다. 재미를 계속 창조하려면 지성이 필요하다. 정치나인문학이 예능과 접속하게 된 이유다. 한데, 또 이상한 일은 시대의 추세와는 달리 청년들의 언어 감각은 오히려 위축된 감이 있다. 자기 견해를 지적으로 표현하거나 경험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데는 영 서툴다. 그도 그럴 것이,
주로 구경꾼의 위치에 있을 뿐 서로 말을 주고받는 광장의 경험이 거의 없는 탓이다. 그러므로 백수에게는 이 현장의 확보가 절실하다. 지성과 유머를 갈고닦을 수 있는벗들이 있는! 좀 고상하게 표현하면, 자의식의 감옥을 벗어나 로고스의 향연을 누릴 수 있는!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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