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라운 뺨과 맑은 침을 가진 찬성과 달리 할머니는 늙는 게 뭔지 알고 있었다. 늙는다는 건 육체가 점점 액체화되는 걸 뜻했다. 탄력을 잃고 물컹해진 몸 밖으로 땀과 고름, 침과 눈물, 피가 연신 새어나오는 걸 의미했다. 할머니는 집에 늙은 개를 들여 그 과정을 나날이 실감하고 싶지 않았다. - P50
일본 어느 도시에서는 벚꽃이 피었다 하고, 뉴욕 한낮 기온도 십팔 도를 넘었다 했다. 여러모로 올겨울은 겨울 같지 않았다. 파이프에서 물이 새듯 미래에서 봄이 새고 있었다. -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