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넘어 아내가 도배를 하자 했다.
- 지금?
- 응.
소파에서 주춤대다. "그래" 하고 일어났다. 아내가 뭔가 먼저
"하자‘는 건 오랜만의 일이었다. 베란다로 가 수납장서 벽지를 꺼냈다. 얼마 전 동네 대형마트에서 산 ‘셀프 도배용 벽지‘ 였다. 한롤에 이만 몇천원, 폭은 내 어깨너비만한데 길이가 10미터를 넘어 손안에 전해지는 무게가 제법 묵직했다. 도배지를 든 채 설명서를 읽다 왠지 께름칙한 기분이 들어 곁눈질로 거실 불빛을 봤다. 그러곤 설명서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큰 소리로 외쳤다.
- 정말 지금 할 거지?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