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정원에서 찾은 치유의 방식
솔직히 말하겠다. 나는 지난 25년 내내 우울증 환자였다. 어떤날은 머릿속에 음침하고 부정적인 모래 진창이 가득 찬 것처럼느껴진다. 또 어떤 날은 짙은 먹구름이 겹겹이 피어나 내 생각을짓누르고 의욕을 빼앗아가는 것만 같다. 우울증이 어떤 식으로작용하는 나는 움직이기가 어려워지고, 실내에 처박혀 이불을뒤집어쓰고서 넷플릭스를 보고 싶은 마음만 간절해진다. 하지만억지로라도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면 우울함이 조금이나마걷히리라는 것, 밖으로 나가 오두막집 뒤의 숲을 거닐면 어두운생각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더라도 분명 옆으로 비켜나리라는 것은 안다. - P13
11월 셋째 주는 날씨가 눅눅하다. 이런 날이면 우울증에 이끌려 하게 되는 일과 실제로 기운을 북돋워 줄 활동의 간극으로 인해, 내 안에서 줄곧 정신적 전투가 벌어진다. 나가지 않고 집안에 머물고만 싶은 욕구는 늦가을과 겨울의 일조량 감소에 따른 민감성 때문에 활력이 떨어진 탓이다. 거기다 오래된 가족 문제의 근심과 압박까지 더해져 스트레스 수치가 솟구친다. 하지만 내가 이 아늑한 둥지에서 몸을 일으켜 초목 사이로 나아가기만 한다면 양쪽 다 균형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도 확실하다. - P58
10월 말에 이르자 지치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겨울이 되면 일조량 결핍과 그에 따른 세로토닌 분비 감소로 계절성정서장애라는 일시적 우울증이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겨울의일조량 부족에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민감한데, 이들의 경우 신경전달물질 배출량이 더 크게 변동하여 11월부터 3월까지 무기력과 기분 저하를 느끼게 된다. 영국 인구의 20~30퍼센트가 어떤 형태로든 계절성정서장애를 겪는다. 나도 매년 겪고 있는 이 계절성정서장애가 올해도 내 뇌신경에서 음침한 홍차처럼 우러나기 시작한 건 아닌지 두렵다. 이럴 때 바다 가까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신적 어둠을 막아내는 특별히 효과적인 방법이다. - P4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