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식의 반복이 소위 ‘팔자‘다. 팔자란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되풀이하는 엇박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스텝이 꼬이면 강밀도(intensity) 역시 현저히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강밀도는 각각의 리듬에 변화와 개성을 부여하는 진동 혹은 임팩트다. 그 기준은 청정함이다. 청정하다는 건 말과 행동, 명분과 실상, 앎과 삶 사이의 간극이 없음을 의미한다. 간극이 없어야 다음 스텝으로 경쾌하게 넘어갈 수있다. 그리고 이것이 곧 자율성이다. 자율성이란 발산과 수렴을 스스로 조율하는 힘에 다름 아니다. 다양성의 시공간이 열리는 것도 그 속에서다. 고로, 인생과 우주의 원칙은 간단하다. 리듬을 타고 강밀도를 높여라!
- P223

공간을 사랑하는 법도 시간을 조율하는 기술도, 스펙이 아무리 빵빵하다 한들 기본기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거꾸로 기본기만 제대로 익혀도 어디서건 거뜬히 살아낼 수 있다. 요컨대, 몸과 시공간, 그리고 삶은 나란히, 함께 간다. 계절의 변화가 ‘천지인‘ 삼박자의 리듬을 타는 것처럼.
그래서 알게 되었다. 왜 『논어』에서 문자보다 ‘쇄소응대‘ (灑掃應對; 청소와 응대)를 더 강조했는지, 출가하면 왜 설거지와 청소부터 시키는 건지. 화창한 봄날 왜 이리 꽃샘추위가 지독한지도.
- P2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