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우에, 표현해 주신 감정에 대해 그런 감정과 아무리 거리가 있는 답변을 드린다 해도 일단 고마움을 표하는 것이 관례인 줄 알고 있습니다. 고마움을 느껴 마땅한일이겠고요. 제가 고마움을 느낄 수만 있다면 지금 감사를표할 겁니다. 그러나 불가능하군요. 저로서는 한 번도 당신의 호감을 원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분명 당신께서도 정말 마지못해 제게 호감을 품으신 거고요. 제가 누구에게는 고통을 주었다면 미안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건 전적으로 제가 의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고,
어쨌든 그 고통이 오래 가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 대한 호감을 오랫동안 스스로 인정하시지 못하게 만든 감정이 있으신 데다 이제 제 설명을 들으셨으니, 고통을 극복하시기가 어렵지 않으실 거예요."
- P269

"근데, 난 말이야, 그분을 단호하게 싫어하는 것으로 남다르게 똑똑하게 굴려고 했던 거야. 아무 근거도 없이 말이야. 그만큼 혐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천재를 발휘할 힘찬 박차를 얻게 되고, 위트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지. 욕만 바가지로 퍼붓기만 하고 정당한 말은 하나도 못할 수도 있어. 하지만 계속 비웃다 보면 가끔씩은 뭔가 재치 있는 말이 얻어걸릴 때가 있게 마련이지."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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