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깐의 본명은 동관이며 성은 조이다. 그럴싸한 자호(字號)가 있을리 없고 이름난 조상도, 남긴 후손도 없다. 동관이라는 이름이 똥간으로 변한 데는 수다한 사연이 있어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다만 똥간이와 한 시대를 산 사람들이 똥깐이를 낳고 똥깐이를 만들고 똥깐이를죽이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일부로 평범한 사람 조동관을, 자신들과는다른 비범한 인간 똥까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똥깐이 살다 간 은척읍에서 세 살 먹은 아이부터 여든 먹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동관을 칭할 때 똥깐이라고 하지 않은 사람은없었다. 그러나 똥까이 보고 듣는 데서는 아무도 그를 동관으로도, 똥깐으로도 부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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