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다행인 것은 내가 반추하는 건 주로 사랑받은 기억이다. 나는 문명과는 동떨어진, 농사짓고 길쌈하고 호롱불 켜고 바느질하고 사는 산골 벽촌에서 태어났다. 물질적으로 넉넉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아버지를 일찍 여의었으니 요샛말로하면 결손가정이었다. 부족한 것 천지였다. 넉넉한 건 오직사랑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미움받거나 야단맞은 기억은없고 칭찬받고 귀염받은 생각밖에 나는 게 없다. 그게 이른새벽 잠 달아난 늙은이 마음을 한없이 행복하게 해준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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