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 아아, 이런 거구나, 몽롱한 상태로 생각했다. 무서워하지 않는 상대에게는 야쿠자 간판이 전혀 먹히질 않는 것이다. 바다표범을 위협해봐야 아무 소용 없듯이.
- P28
보조자 하루키가 고헤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 타이밍을 쟀다.
"하나, 둘, 셋!" 그는 여느 때처럼 고헤이의 귓가에 대고 카운터를 세다가 "고우~!" 라고 외치며 어깨를 내리쳤다.
고헤이는 발을 구르며 점프대를 박차고 나간다. 온몸에 바람이 부딪쳐온다. 공중에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당목에 양다리를 건다. 두 번째 스윙에서 허공으로 몸을 날린다. 머리부터 종이막을 뚫고 들어간다. 창호지가 소리를 내며 찢어진다. 거꾸로 매달린 건장한 사내가 눈앞에 나타난다. 캐처 우치다다.
-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