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아버지는 우리가 학교에 가는 것을 알아도 화를 내지는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따가 학교에서 돌아와도 특별히 그 얘기를 꺼내거나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어쩌면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인정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방해도 하지 않는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표 나지 않게 처리해나가는 건 인간관계의 지혜이다.
- P158

사흘 뒤, 우리 집은 어떻게 되는 걸까. 혼자 고민해봤자 뾰족한수도 없어서 지로도 춤을 추었다. 춤을 추다보니 이게 또 무지하게 즐거웠다.
국가는 없어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까지 들었다.
- P221

아버지 뱃속에는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벌레가 있어서 그게 날뛰기 시작하면 비위짱이 틀어져서 내가 나가 아니게 돼.
한마디로 바보야,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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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의 벌레… 아버지의 말이 귓가에 남아 있었다.
아버지는 이기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칼날을 벼리고 저항에 나섰다. 이번에야말로 체포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 P246

"지로, 전에도 말했지만 아버지를 따라하지 마라. 아버지는 약간 극단적이거든. 하지만 비겁한 어른은 되지 마. 제 이익으로만살아가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말라고."
"응,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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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다 싶을 때는 철저히 싸워, 져도 좋으니까 싸워, 남하고 달라도 괜찮아. 고독을 두려워하지 마라. 이해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있어." - P288

아카하치는 누구보다 자유를 사랑하였습니다. 힘으로 인간을 억압하는 것을 끝까지 허락하지 않은 영혼이 지금도 저 먼남쪽에서 바람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낭독을 마치고 지로는 차임벨을 눌렀다. 창문을 열자 정말로 남풍이 불어왔다.
아버지가 일으킨 바람일까나…. 지로는 그 바람을 가슴 가득 들이마셨다.
- P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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