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잊지 못하는 시간들이 있다. 고통스러워서 아름다워서 혹은 선연한 상처 자국이 아직도 시큰거려서,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뛰는 심장의 뒤편으로 차고 흰 버섯들이 돋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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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하고 기도하라, 라는 것이 베네딕도회 수도자의 본분이라고 한다면 그는 죽는 날까지 베네딕도회의 충실한 일원이었다. 그때 그렇게 긴 대걸레를 밀면서 오던 그의 모습은 내게 참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서향으로 난 유리창에 걸러진 석양빛이 복도에 고인 어둠을 부드럽게 만들고 그는 그 안을 천천히 헤엄쳐 오는 성스러운 물고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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