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연인의 매력에 흠뻑 빠진 어린 소녀처럼 그들 모두 마음이 약해졌던 것이다. 애정, 부드러움, 어린아이의 맹목적 애착심 등이 강력하게 모든사람을 사로잡았다. 그렇다. 그건 그 작은 살인마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들은 그 사랑에 저항할 수 없었고, 저항하고 싶지도않았다. 그것은 마치 억제할 수 없이 눈물이 솟구치는 것과 같았다. 오랫동안 억눌러 왔던 눈물이 가슴속에서 솟구쳐 올라놀랍게도 저항하는 모든 것을 파괴하고, 결국은 그 모든 것을녹여 쓸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 말이다. 이제 사람들은 순수한액체 상태였다. 그들의 정신과 영혼은 완전히 용해되어 형태가없는 액체가 되어 버렸다.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자신들의 내면에서 불안정하게 동요하고 있는 심장뿐이었다. 좋건나쁘건 이제 모든 것은 푸른 옷을 입은 그 작은 남자의 손에달려 있었다. 모든 여자,  모든 남자가 다 그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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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속이 약간 더부룩하긴 했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이 가벼웠다. 자신들의 음울했던 영혼이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 그들의 얼굴에 수줍은 아가씨 같은 달콤한 행복의 빛이 떠올랐다. 아마도 그랬기 때문에 그들은 감히 눈을 들어 서로의눈을 들여다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처음에는 은밀히, 잠시 후에는 공공연하게 다른사람의 얼굴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상할 정도로 당당한 기분이었다. 그들이 사랑에서 비롯된 행동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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