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을 감고 이마 한중간을 꾹꾹 눌렀다. 신음 같은 한숨이 샜다.
세상에는 외면하거나 거부해봐야 소용없는 일들이 있다. 세상에 태어난일이 그렇고, 누군가의 자식이 된 일이 그러하며, 이미 일어나버린 일이그렇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는 추측항법으로 날아가는 제트기는 되고싶지 않았다. 나에 대한 마지막 주권 정도는 되찾고 싶었다. 이 빌어먹을상황이 어떤 식으로 끝나든, 내 삶은 내가 결정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남은 힘을 끌어모아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어둠속에 갇힌 2시간 30분을 내 앞으로 끌어내야 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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