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2004년 9월 12일 새벽은 내가 아버지 편에 서 있었던 마지막 시간이었다. 그땐 아무것도 몰랐다. 아버지가 체포됐다는 사실도, 어머니의 죽음도, 밤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막연하고도 어렴풋한 불안을 느꼈을 뿐이다. 아저씨의 손을 잡고 두 시간여 숨어 있던 세령목장 축사를 나선 후에야, 뭔가 잘못됐다는 확신이 왔다.
- P6

고양이는 천둥이 치기 전에 뇌에 자극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의 뇌 변연계에도 비슷한 감관이 하나 있다. 재앙의 전조를 감지하면 작동되는
‘불안‘ 이라는 이름의 시계, 자리에 누운 후로도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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