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증인이 늦게 도착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는 마을에서 13킬로미터쯤 떨어진 포사라는 곳에서 왔다. 그의 불쌍한 노새는 오는 내내 분명 무수히 발질을 받았을 것이다. 항상 검정 옷을 입고 있던 이 공증인의 턱은 헌 나막신 같았고, 손가락은 온통 잉크투성이였다.
마을에 올 때면 그는 우리에게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걸 알리려는 듯 늘 우리를 내려다보는 태도를 취했다.
그렇다고 술자리를 마다할 정도는 아니었다. 기회가 찾아들면 그는 많이 마셨다. 집에 되돌아갈 때 노새가 길을 아는 게 무척 다행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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