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고, 자넨 흑인들이 이 주택단지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해. 왜 가난한가. 왜 이렇게 범죄가 많을까. 왜 가족을 부양하지 못할까. 왜 아이들은자라서 일자리를 얻을 수 없을까. 그럼 이제는 백인을 연구하겠나?"
"예." 그제야 나는 베일리 부인이, 이곳 주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결정하고 있는 로버트 테일러 홈스 바깥쪽 사람들에게도 초점을 맞추기를바란다는 것을 이해했다.
"하지만 우릴 희생자로 만들진 마, 우린 우리가 어찌해볼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질 거니까. 모든 게 우리가 어찌해볼 수 있는 건 아니거든." - P204

베일리 부인 같은 주민 대표가 권력을 휘두르는 걸 보고 나는 낙담하고 말았다. 이 동네 사람들은 새 현관문을 얻으려고 일주일 이상을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었다. 구급차나 경찰이 귀찮아서 오지 않을 거라고 염려할 필요가 없었다. 대부분 미국인들이 별 걱정 없이 받고 있는 서비스를 위해 베일리 부인 같은 중개인에게 돈을 쥐여줘야 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자란 교외 지역에서는 아무도 그런 불편함과 무시를 묵인하지 않았다.
이 주택단지에서의 생활은 교외 지역과는 사뭇 달랐다. 이곳의 삶은 더 힘겨울 뿐 아니라 전혀 예측이 불가능했다. 이를 모면하려면 다른 종류의 규칙들이 필요했다. 그리고 주민 대표의 힘이 센 건물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은, 더 이상 가혹할 수 없는 극빈층보다는 형편이 조금 나았다. 필요한 걸 얻으려면 좀 더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적어도 그럴 기회는 있었다.
- P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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