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오게, 아무나 오게."
나는 지금 외국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밖에서 접하는 나라안 소식이 하나같이 다 어둡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충격적인 것은 어린 자식 셋을 데리고 동반 자살한 어머니에 관한 기사다.
무정한 모정에 대한 비난이 혹독하지만, 아마도 두고 가는 자식들도 결국은 자신처럼 ‘안‘ 의 세계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는 절망감이 죽기 싫다고 아우성치는 아이를 밀치고 세 살짜리 어린아이까지 안고 뛰어내리게 했는지도 모른다. 돈 많고 힘 있는 사람끼리 모여 동그랗게 금 그어 놓고 아무도 못 들어오게 밀쳐내며 사는 이 세상에 자식들을 두고 가기가 너무나 무서웠는지도 모른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작품 중에서 유독 "아무나 오게, 아무나 오게" 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그 말이 주는 너그러움이,
따뜻함이, 그리고 그 아름다움이 낯선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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