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불리한 처지에 놓인 곤충들> 중에서 가장 먼저 예로 들 수 있는것이 흰개미이다. 땅거죽 위에 모습을 드러낸 지 1억 5천만 년 가까이된 곤충으로서 나무를 쏟아 먹고 사는 이 종은 불운하게도 종의 영속성을 유지할 만한 수단을 찾아내지 못했다. 포식자는 너무나 많은데,
그들에게 저항하기 위한 천연적인 수단이 마땅치 않았다.
흰개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많은 흰개미들이 죽어 갔고, 살아남은 자들은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리다가 하나의 독창적인 해결책을 찾아내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부터는 혼자 싸우지 말고 똘똘 뭉쳐 집단을 만들자. 혼자 도망가려고 애쓸게 아니라 스무 마리가 모여 함께 맞서면 우리의 천적들이 우리를 공격하기가 한결 어려워질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흰개미가 사회 조직이라고 하는 복잡성을 띤 생존 방법의 길을 열었던 것이다. 그 방법은 가장 확실한 생존 방법의 하나였다.
이 곤충은 작은 세포들이 모인 것처럼 살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족 단위의 사회를 이루었다. 알을 낳는 어머니 흰개미 주위에 모두가모여 살았다. 그러다가 가족이 촌락이 되고 촌락이 커져 도시가 되었다. 모래와 흙 반죽으로 이루어진 그들의 도시가 곧 지구의 모든 표면에 솟아오르게 되었다.
- P100

인간과 마찬가지로 개미는 사회성을 타고난다. 새끼 개미는 너무 약해서 자신을 가두고 있는 고치를 혼자서 깨뜨릴 수가 없다. 사람의 아기도 혼자서 걷거나 영양을 섭취할 수 없다.
개미와 인간은 둘 다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종이며, 살아가는 방법을 혼자서 터득할 줄도 모르고 터득할 수도 없다.
어른에게 의존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하나의 약점이다. 그러나 그 의존성이 또 다른 진화를 가져온다. 지식 추구가 그것이다. 어린 개체들에게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이 없는 터에, 생존 능력을 지닌 성숙한개체들이 곁에 있으니, 어린 개체들이 처음부터 성숙한 개체들에게서 지식을 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 P1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